🟢 11. AI 제품 개발과 디자인, 독서 모임에서 길을 찾다

<AI 트루스> 인디러너스 독서 모임 후기

안녕하세요, fi-workers 프로덕트 디자이너 나나산이에요. 최근 저희가 운영 중인 커뮤니티 인디러너스에서 독서 모임과 2024년을 회고하는 모임을 진행했어요. 연달아 주말을 알차게 보냈더니 기분이 참 좋아요. 늘 알차게 보낼 수는 없겠지만요. 특히 회고 모임은 기존 멤버분들 외에 새로운 게스트분들도 함께해서 더 재밌었던 것 같아요. 그러면 열한 번째 뉴스레터 시작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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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는 인트로에서도 언급했던 인디러너스의 독서 모임 후기를 담아보려고 합니다. ☺️

인디러너스 <AI 트루스> 독서 모임 후기

독서모임이 이루어진 양재의 한 장소

만족스럽지는 않았던 <AI 트루스>

인디러너스 3회차 독서 모임은 <AI 트루스> 책을 읽고 모였지만, 모두 해당 책이 딱히 인사이트를 주는 게 없고, 모호해서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어요. 저자는 AI에 대해 너무 다양한 이야기를 하려다 보니, 관점이 너무 왔다갔다 했어요. 첫 번째 챕터에 저자가 쓴, AI와 함께하는 미래를 그린 단편 소설은 재밌었지만, 마지막 챕터 미래에 대한 내용은 사실상 저자가 추측한 허구의 내용이 주라서 AI스럽게 없는 내용은 할루시네이션*처럼 지어낸 건 아닌가 하는 우스갯소리도 했답니다.

*AI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정보나 비현실적인 데이터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생성하거나 제시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AI 제품 개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그래서 저희는 책의 내용보다는 AI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는 방향으로 모임을 진행했어요. 특히 AI 실무를 경험한 개발자 A님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AI 제품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 깊게 했습니다.

로딩에 대한 고민

A님은 AI 기반으로 리포트를 만들어주는 제품을 만든 경험을 들려주었습니다. 100명이 3주동안 해야 할 일을 AI를 활용해 1시간으로 줄여주는 제품을 만들었지만 사용자들은 이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엘리베이터에서의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것처럼 느끼기 위해 거울을 다는 것처럼, 데이터가 생성되기를 기다리는 동안의 경험을 어떻게 설계할지를 중요하게 고민했고, 이전에 참조했던 수많은 페이지의 개수 혹은 다루는 텍스트의 글자 수를 보여주면서 이렇게 열심히 만들어 내고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해요.

데이터 업데이트

로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시간 데이터 업데이트도 AI 제품에선 큰 과제였습니다. 최신 데이터가 없는 경우, 먼저 과거 데이터를 보여주고 데이터가 준비되면 업데이트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문제는 사용자가 예전 데이터를 보다가 갑자기 숫자가 바뀌면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때 히스토리를 관리해서 다 보여줄지, 아니면 바뀐 부분만 컬러를 변경해서 안내를 해줄지 등을 고민했다고 해요.

AI B2B 제품은 더 까다롭다

AI라는 특성상 신뢰도가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특히 B2B 제품이다 보니 사용자들이 AI가 만든 내용을 쉽게 신뢰하지 않았죠. 그래서 많은 데이터를 종합해 한 페이지의 요약 리포트를 만들 때, 모든 문장과 숫자마다 출처를 명확히 표시하고 원문을 바로 확인할 수 있게 했어요. UI/UX 측면에서는 이런 출처 정보를 어떻게 보여줄지가 큰 고민이었습니다. 각 문장 옆에 주석처럼 달지, 마지막에 한꺼번에 보여줄지, 또 하나의 내용이 여러 출처에서 나왔을 때는 이를 어떻게 표시할지 등을 고려해야 했죠.

AI 제품에 대한 고정관념

AI를 다루는 제품은 무조건 채팅형 UI를 쓰는 게 정석인듯한 사회적 관념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어요. 아무래도 채팅형 UI가 ‘인공지능’스러운 걸 보여주므로 포퓰리즘처럼 AI 기술을 쓴다면 채팅형 UI를 반드시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투자사나 대표가 많은 것 같다는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디자인에 있어서 AI는?

이후 저희는 디자인 측면에서 AI를 살펴봤어요. AI가 디자인 영역에서 따라하기 어려운 영역은 새로운 UX 디자인 패턴을 만드는 일인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햄버거 메뉴나 밀어서 잠금해제 같은 혁신적인 패턴은 사람이 처음 만들어낸 것인데, AI는 이미 있는 패턴을 학습하고 복제할 수는 있어도 이런 새로운 패턴을 창조해내기는 어렵다는 거죠.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 디자인에서 AI의 한계가 더욱 뚜렷할 것으로 예상이 되더라고요. 모바일 앱은 OS의 가이드라인이 있어 AI가 학습이 용이하지만, 데스크톱은 그런 표준화된 패턴이 없어서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새로운 UX 패턴을 만드는 일이 빈번하기 때문이죠.

AI가 야기하는 사회적 문제들

AI가 윤리적으로 미치는 영향도 이야기했습니다. AI 서버 운영에 들어가는 전력 소비가 너무 커서 소형 원자로 건설까지 검토된다는 점, 데이터 라벨링 작업자들의 저임금 문제, 그림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이 AI 학습에 무단으로 활용되는 것을 우려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한 케이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코딩의 종말

"AI가 코딩의 종말을 가져올까요?"라는 질문에 개발자 A님은 컴퓨터 프로그래밍의 발전 과정을 예로 들며, 처음에는 0과 1로만 프로그래밍을 했다가, 그다음에는 문장으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은 더 발전된 방식으로 바뀌었듯, AI도 마찬가지로 종말이 아닌 도구의 발전 과정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마치며

비록 읽은 책이 만족스럽지는 못했더라도 이 책을 계기로 좀 더 AI를 공부할 수 있었고, 책이 좋지 않더라도 재밌게 독서 모임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익힐 수 있어서 좋기도 했습니다.

AI를 경험했던 A 개발자님과 B 프로덕트 디자이너님의 이야기 덕분에 모임이 더 풍부해졌어요.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B 디자이너님이 가져와 주신 전통주! 커피도 가져와 주셔서 맛있게 나눠 먹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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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당신의 새해 목표 달성률은?

이제 2025년이 얼마 안 남았어요. 🗓️ Show Your Time이 준비한 2025년 새해 목표 달성률 테스트를 지금 바로 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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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fi-workers가 본 제품, 책, 아티클

리플렉트(Reflect)

https://reflect.app/

세컨드 브레인, 제텔카스텐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아실법한 옵시디언(Obsidain)과 이제는 누구나 사용하는 문서 제품 노션(Notion)을 합쳐 단순화한 느낌의 제품입니다. 사실 두 제품 모두 매력적이지만, 복잡한 뎁스를 갖고 있어서 어렵게 느껴지신 분들이 계시다면 리플렉트를 한 번 사용해보세요.

날짜 별로 쓸 수 있는 Daily notes, 날짜에 종속되지 않은 노트까지 만들 수 있는 All notes, 노트에서 만든 To-do를 모아볼 수 있는 Tasks, 노트끼리의 연결 관계를 보여주는 Map 기능을 지원하는데요, 사실상 날짜 개념이 있는 노트와 그렇지 않은 노트 두 가지 종류만 있고, Tasks와 Map은 이 노트들을 보여주는 뷰잉 방식에 불과해서 정말 단순합니다.

『슬로우 워크』

https://ridibooks.com/books/606002539

인디러너스 4회차 독서 모임의 책 『슬로우 워크』를 읽고 있습니다. 『딥 워크』, 『열정의 배신』 등 이미 지적 생산성과 관련된 재밌는 인사이트들을 책으로 전달하던 칼 뉴포트(Cal Newport)의 신작입니다. 아직 초반을 읽고 있지만 재밌습니다.

저자는 지적 노동에 있어 회사에 출근을 하거나 많은 메시지를 주고 받는 등 피상적으로 눈에 보이는 생산성을 ‘유사 생산성’이라고 정의합니다. 이런 유사 생산성 때문에 우리는 지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슬로우 생산성’을 제안합니다.

혹시 슬로우 워크를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으신 분이 계시다면 인디러너스 독서 모임에 참여해보세요. 🙌

What is good design in the age of AI?

https://www.figma.com/blog/what-is-good-design-in-the-age-of-ai/

AI 시대에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4명의 필진이 쓴 아티클입니다. 저는 ‘좋은 디자인의 기본을 체계화하다(On codifying the fundamentals of good design)’라는 글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When we first began building our AI feature for generating a first draft of UI using design systems, we knew that we needed to teach AI the mechanics of good design. Part of that was articulating our own definition of “good.”

디자인 시스템을 사용하여 UI의 초안을 생성하는 AI 기능을 처음 구축하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AI에게 좋은 디자인의 메커니즘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 중 일부는 "좋은"에 대한 우리만의 정의를 표현하는 것이었습니다.

AI는 정말 똑똑하지만 좋은 인풋을 넣어줘야 좋은 결과를 내줄 수 있다는 사실을 AI를 쓰다 보면 알게 됩니다. 좋은 인풋을 만들기 위해 “좋은” 디자인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규칙을 정의해야 했다고 해요. 하지만 토큰 제한으로 엄청난 양의 규칙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대신 모든 UI에 적용되지만 강력한 일련의 가이드라인으로 축소해야 했다고 합니다.

저는 아직 AI 제품을 만들어 본 적은 없지만 이런 아티클들을 보면서, 또 독서 모임을 통해서 AI 제품은 이런 애로 사항이 있구나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끼며 흥미롭게 살펴보고 있답니다. 다른 내용들도 재밌으니 한 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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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업무 일지와 저희가 본 제품과 아티클도 재밌게 읽으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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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다음주 금요일에 만나요! 👋
나나산 드림